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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5, 2020

"6개월전 '도시 전체 파괴' 경고했는데"…질산암모늄 방치했다 참극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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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폭발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베이루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질산암모늄이 여러 차례 경고에도 수년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6개월 전 현장 조사팀이 "도시 전체를 폭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3년 러시아 선박 억류 이후 보관
세관 수차례 처분 요청에도 법원 등 무응답

질산암모늄 [중앙포토]

질산암모늄 [중앙포토]

지난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폭발로 5일 현재까지 135명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피해는 150억 달러(17조원)가 넘을 것이란 추산이다. 

 
레바논 정부는 항만창고에 수년간 보관된 질산암모늄으로 인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던 러시아 선박의 선장 보리스 프로코셰프. [트위터]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던 러시아 선박의 선장 보리스 프로코셰프. [트위터]

5일 CNN 등에 따르면 이 질산암모늄은 지난 2013년 모잠비크로 향하다가 베이루트에 억류된 러시아 소유 선박 'MV 로수스'호에 실려 있었다. MV 로수스호는 추가 선적을 위해 베이루트에 잠시 정박했는데 이때 베이루트 측이 항만사용료 미납과 ‘선박 운항에 있어 중대한 위반’ 등의 이유로 배를 억류했다. 
 
당시 선장이었던 보리스 프로코셰프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이후 11개월간 질산암모늄 등 선적된 물자들과 함께 억류됐다가 결국 2014년에 배를 둔 채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당시 선박 전문잡지는 이 선박을 '물 위에 떠 있는 폭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억류 당시 러시아 선박이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트위터]

억류 당시 러시아 선박이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트위터]

문제의 질산암모늄은 2014년 11월 하역돼 창고에 줄곧 보관됐다. 러시아 선박 억류 당시에도 베이루트 항만 당국은 이를 하역하거나 다른 배로 옮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뒤로도 레바논 정부는 질산암모늄에 대한 지적과 경고를 수차례 무시했다.  
 
살림 아운 레바논 국회의원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레바논 세관은 2014년~2017년 법원에 이 발화성 물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지침을 내려달라고 6차례 이상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무시했다. 세관은 질산암모늄 수출, 레바논 군에 기증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지만, 사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질산암모늄은 비료의 원료로도 쓰인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폭발로 주변 지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살아남은 두 남성이 폐허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있다. 이 폭발은 베이루트항 창고에서 보관하던 2700t 이상의 질산암모늄이 발화해 발생 했다고 레바논 정부는 밝혔다. 이 폭발로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듯한 버섯구름도 생겼다. 베이루트항에서 24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 [AFP]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폭발로 주변 지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살아남은 두 남성이 폐허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있다. 이 폭발은 베이루트항 창고에서 보관하던 2700t 이상의 질산암모늄이 발화해 발생 했다고 레바논 정부는 밝혔다. 이 폭발로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듯한 버섯구름도 생겼다. 베이루트항에서 24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 [AFP]

심지어 6개월 전에는 현장 조사팀이 "창고의 폭발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베이루트 전체가 폭파될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지만,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대학의 화학과 교수인 안드레아 셀라는 CNN에 "독일 오파우, 미국 텍사스, 중국 톈진 등에서의 폭발 사고도 원인은 질산암모늄이었다"고 말했다. 셀라 교수는 "그렇게 많은 양의 질산암모늄을 수년째 방치했다는 건 사고가 나길 기다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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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6, 2020 at 09:4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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