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폭발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베이루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질산암모늄이 여러 차례 경고에도 수년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6개월 전 현장 조사팀이 "도시 전체를 폭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3년 러시아 선박 억류 이후 보관
세관 수차례 처분 요청에도 법원 등 무응답
![질산암모늄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06/544399ab-8a6a-44c1-a550-2de259406b80.jpg)
질산암모늄 [중앙포토]
레바논 정부는 항만창고에 수년간 보관된 질산암모늄으로 인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던 러시아 선박의 선장 보리스 프로코셰프. [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06/800d8508-a8ce-4789-aad9-6398fb0925ea.jpg)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던 러시아 선박의 선장 보리스 프로코셰프. [트위터]
당시 선장이었던 보리스 프로코셰프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이후 11개월간 질산암모늄 등 선적된 물자들과 함께 억류됐다가 결국 2014년에 배를 둔 채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당시 선박 전문잡지는 이 선박을 '물 위에 떠 있는 폭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억류 당시 러시아 선박이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06/1981a46d-5885-4348-93d3-f3a693cf5183.jpg)
억류 당시 러시아 선박이 질산암모늄을 싣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트위터]
그 뒤로도 레바논 정부는 질산암모늄에 대한 지적과 경고를 수차례 무시했다.
살림 아운 레바논 국회의원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레바논 세관은 2014년~2017년 법원에 이 발화성 물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지침을 내려달라고 6차례 이상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무시했다. 세관은 질산암모늄 수출, 레바논 군에 기증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지만, 사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질산암모늄은 비료의 원료로도 쓰인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폭발로 주변 지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살아남은 두 남성이 폐허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있다. 이 폭발은 베이루트항 창고에서 보관하던 2700t 이상의 질산암모늄이 발화해 발생 했다고 레바논 정부는 밝혔다. 이 폭발로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듯한 버섯구름도 생겼다. 베이루트항에서 24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 [AFP]](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06/2e092501-9318-46d1-a028-78156b41ef13.jpg)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폭발로 주변 지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살아남은 두 남성이 폐허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있다. 이 폭발은 베이루트항 창고에서 보관하던 2700t 이상의 질산암모늄이 발화해 발생 했다고 레바논 정부는 밝혔다. 이 폭발로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듯한 버섯구름도 생겼다. 베이루트항에서 24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 [AFP]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대학의 화학과 교수인 안드레아 셀라는 CNN에 "독일 오파우, 미국 텍사스, 중국 톈진 등에서의 폭발 사고도 원인은 질산암모늄이었다"고 말했다. 셀라 교수는 "그렇게 많은 양의 질산암모늄을 수년째 방치했다는 건 사고가 나길 기다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ugust 06, 2020 at 09:4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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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전 '도시 전체 파괴' 경고했는데"…질산암모늄 방치했다 참극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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